배우 황은후의 연기…‘팔꿈치를 조숙하게’, 어떻게 하지?☞썸싱21 뉴스레터를 구독해보세요. 검색창에 ‘썸싱21’을 쳐보세요. “과학자가 주로 취하는 포즈는 뭘까?”등장인물인 두 과학자가 만나 대화하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연출가와 배우들이 머리를 맞댄다. 등장인물이 실제 한다면 취했을 자세를 짐작해본다. “과학자에게 발달하는...2023-05-26 14:32
말의 마력에 빠져 말의 말을 알아듣기까지…23년차 마필관리사말을 뒤쫓으려고 몇 걸음 뛰었다. 혼났다. 내 앞에서 마주 오던 말들이 흠칫 놀란 것이다. “지금은 망아지들이 들어오는 때라 다들 예민해요.” 걷는 걸 유심히 봐요말의 시야는 350도. 인간보다 볼 수 있는 구간이 넓은 만큼 주변 자극에 더 민감하다. 특히 마장이 익숙...2023-05-05 14:58
가드리 자치기 사이, 물고기 길목에 그물을 내리다“진달래꽃이 필 때는 도다리랑 오징어가 오고, 소찰밥나무가 무성할 때는 능성어가 와요. 다 철이 있어요.” 철 따라 물색 고운 바다에 그물을 던졌다. 그 세월이 60여 년. 박명순(69)씨는 12살에 낚싯대를 잡았다. 대대로 전남 여수 월호도에서 고기잡이하던 집안이다....2023-03-31 21:43
찰싹찰싹 소리 나도록 때려서 깨끗하게목욕관리사 학원이 있는지 몰랐다. 일명 때밀이 학원. 이곳을 나오면 세신사가 된다. 세신사, 다들 벗고 있는 목욕탕에서 혼자 위아래 속옷을 입은 사람. 속옷은 언제나 빨강이거나 검정 망사다. 유니폼이 빨강이나 검정 망사인 이유“눈에 잘 띄어야 손님이 다가오기 쉬워요. ...2023-03-14 13:43
근육 만져보면 알아요, 어떻게 살아온 사람인지“만졌는데 근육이 잘 풀리면 ‘성격이 좋으시네요’ 그래요. 주인 닮아서 근육이 착하나봐요. 웃으려고 하는 소리예요.”20년 경력 안마사 최금숙(57)씨가 해준 이야기. 금숙씨는 상대의 어깨를 살짝 쥐듯 만져보더니 흰 수건을 대고 모지(엄지 뼈마디 부분)를 이용해 꾹 누...2023-01-31 21:42
고요하고 깨끗한 인쇄소의 정중동출판·인쇄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음에 관해 묻기 마련이다. 내가 아는 그곳은 꽤 시끄러우니까. 인쇄기가 각종 소음을 만들어내는 좁은 작업장을 떠올리며 묻는다. “작업장이 시끄러웠나요?”백발의 그가 고개를 젓는다.“고요했어요.”정적이 흐를 정도로 조용하지 않으면,...2023-01-09 22:04
수어통역사가 목·어깨·허리 아픈 이유수어는 손으로 전하는 언어라고만 생각했다. 아니었다. 온몸으로 언어를 만드는 사람을 본다. 팔과 어깨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얼굴 근육이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방송 전에는 다소 딱딱한 얼굴이었는데, 통역을 위해 두 손을 가슴께로 올리자 얼굴에 여러 겹의 선이 생긴다...2022-12-02 15:33
출산의 고통과 환희를 고스란히 받아내다출산을 앞둔 산모는, 아프다. 죽을 만치 아프다고 들었다. 그리고 병원은, 차갑다. 싸늘한 수술실과 건조한 말투의 의료진이 몸을 헤집는다. ‘출산 굴욕 3종 세트’라 부르는 자궁 내진, 관장, 회음부 절개로 이미 자신의 것이 아닌 몸이 수술대에 올려진다. 그런데 아기는...2022-11-07 21:04
숱한 벼랑을 몸에 붙이고 로프를 타다스물일곱 살에 청소업체를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학을 졸업했는데, 직장 다녀봐도 재미없을 것 같고. 내 거를 해야겠다. 그런데 돈은 없는 거예요. 찾아보니 청소업체는 돈 없이 차릴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바로 사업자등록을 했죠. 등록은 했는데 막막한 거예요.”무작정...2022-10-04 20:24
‘돌보지 않던 나’ 대신 다른 이를 돌보며“저는 너무 당연히 그리는 사람이어서.” 그림을 그리지 않는 삶은 상상한 적 없다고 했다. 하얀 벽지를 크레용 색으로 채워가던 꼬마는 또래들이 있는 어린이집이 아닌 미술학원으로 갔다. 중학생 언니 오빠들 틈에서 소묘용 석고상을 따라 그리며 컸다. 그러고 들어간 초등학교...2022-09-06 17:23
밥 먹으러 막 뛰어오는 게 좋아요하영숙(66). 사진작가의 요청에 맞춰 살짝 웃는 모습이 꽤 자연스럽다. 보통 카메라 앞에선 어색하기 마련인데. “애들 상대로 일해서 그런가봐요.” 그러면서 동그란 눈매를 구부려 웃는다. “이 일을 20년쯤 하니까, 주변에서 얼굴 좋아졌다고 하더라고요. 애들이 예쁘기도...2022-08-16 02:26
반짝이는 반지를 위해 휘어지는 손가락베테랑. 경력 있는 기술자를 인터뷰해야 하는 ‘미션’이 주어졌을 때, 내가 떠올린 직업은 세공사였다. 금을 다루는 사람. 구석진 자리에 등지고 앉아 동전만 한 금덩어리를 두들기고 톱질하고 광내고. 윤기를 더한 금은 반짝이는데 그가 일하는 작업장은 낡고 어둡다. 이 명암...2022-07-06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