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농민의 노동, 임금의 밥상 제1413호 사람은 왜 삼시 세끼를 먹어야 하는가. 어려서부터 늘 궁금했지만 누구에게도 묻진 못했다. 그러다 언젠가 ‘하루 세끼를 먹는 이유’를 인터넷에 검색해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지식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인류가 하루에 세끼를 먹게 된 이유가 발명왕 에디슨의 음모 때문이고 시기적으론 고작 1910년대 시작된…
문화일반 할머니에게 컨설팅을 제1412호 라면, 물, 버너, 김치, 냄비를 챙겨 들고 집을 나섰다. 밭으로 향하는 차 옆자리엔 나보다 늦게 조치원으로 이사 와서 나처럼 매일 서울~세종 출퇴근 전쟁을 벌이는 회사 후배 ㄴ이 앉았다. 둘 다 회사 인사철을 맞아 부서를 옮기는 사이 일주일짜리 휴가를 낸 4월 말의 어느 날씨 좋은 날.차가 덜컹...
문화일반 옥수수 파티원 모집 제1411호 올해는 옥수수를 주종목으로 삼기로 했다. 지난해 옥수수를 조금 심어보니, 옥수숫대가 무릎 정도까지 자라기 전에 풀만 잘 매주면 그다음은 별로 손 갈 게 없었다. 비닐 멀칭을 하지 않아도 된다. 씨앗을 심고 풀이 나기 시작할 때 초장에 뽑아놓으면 옥수수가 높이 자라니 풀이 해를 못 받아 힘을 쓰지 못한다....
문화일반 한 번에 두 말씀만 하소서 제1410호 2년차 농사를 시작하며 장모님은 올해 농정 3대 방침을 천명했다. 첫째, 이랑을 좁게 판다. 둘째, 고추를 적게 심는다. 셋째, 잡초 매트를 깐다. 엄중한 당부였다. 농사는 대표적 ‘손발 노동’이다. 손발 노동이 저 멀리 아프리카에나 있는 거라고 말하는 이는 분명 밭이랑을 한 번도 만들어보지 ...
문화일반 게으름이 준 뜻밖의 선물 제1409호 갈아엎는다. 무능하거나 민심과 동떨어져 제멋대로인 권력을 보면, 우린 “갈아엎어야 한다”고 한다. 본디 농사에서 나온 말이다. 기나긴 겨울을 보내고 이윽고 봄이 닥쳐 새 농사를 지으려는데, 지난가을 추수를 끝낸 그 밭 그대로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을 순 없는 노릇이다. 흙을 이리저리 비비고 위아래를 뒤집어줘...
문화일반 누가 우리 감자 못 보셨나요 제1408호 “L사장님한테 전화해봤어?” “궁금하면 당신이 해봐.” “L사장님 연락 왔어?” “아, 올 때 되면 오겠지.” 지난가을부터 봄까지 툭하면 우리 부부는 L사장님에게 해야 할 연락을 서로 미루며 투닥거렸다. 감자값 때문이다. L사장님은 우리 밭 아래 왼쪽 빨간 지붕 집에 사시는데, 동네 토박이로 발이 넓고 ...
문화일반 암모니아를 실은 봄의 전령 제1407호 농달(농사의 달인, 이웃집 할머니)이 몇 주째 보이지 않았다. 포천의 봄은 “밭에 계분 할 텨?”라는 농달의 질문에서 시작돼야 한다. 설이 지나고 3월이 왔건만 농달은 아무 말이 없었고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나를, 아니 우리의 밭을 잊으신 걸까. 때 되면 아니할 수 없는 일이다, 포천의 봄은 원래 늦다...
문화일반 봄 봄 봄 봄 봄이 왔어요 제1404호 봄은 어디에서 오는가. 완연히 부드러워진 새벽 공기에서 오는가. 이에 맞춰 두툼한 점퍼 대신 가벼운 외투를 꺼내 드는 손길에서 오는가. 누군가는 바깥에 있다가 실내에 들어온 동료의 마스크 위 안경에 더는 김이 서리지 않는 모습을 보고 봄이 왔다고 느낄 것이며, 누군가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연인의 담대…
문화일반 다 같이 돌자, 진부 한 바퀴 제1402호 진부는 평창군의 1개 읍, 7개 면 중 가장 접근성이 뛰어나다. 영동고속도로 진부IC로 나오면 바로 진부 시내인데, 차가 밀리지 않으면 서울 동쪽 고속도로 IC 기준으로 2시간 남짓 걸린다. KTX 역도 있다. 진부역, 평창올림픽역, 오대산역, 무려 이름이 3개다. 서울에서 ...
문화일반 햇살 촉을 피하는 방법 제1399호 한여름 밭일을 하다보면 뙤약볕이 화살처럼 날아와 살 속에 내리꽂힌다. 내 몸은 화살촉 수만큼의 땀방울을 쭉쭉 배출한다. 그 힘을 버티고 이기려다간 큰일 난다. 일사병으로 쓰러진다. 여차하면 생명이 위험하다. 그럴 땐 30~40분마다 그늘에 들어가 쉬며 물을 마셔줘야 한다. 반대로 밭에서 일하다 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