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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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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최상류에는 이 공장이 있다

경북 봉화 영풍제련소, 중금속 섞인 폐수 무단 방류

조업 정지됐으나 행정소송… 환경단체 “공장 폐쇄하라”
등록 2018-12-01 08:20 수정 2020-05-02 22:17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자리잡은 영풍제련소. 낙동강 최상류, 해발 600m의 아름다운 협곡에서 중금속 오염 물질을 대기와 토양 그리고 강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자리잡은 영풍제련소. 낙동강 최상류, 해발 600m의 아름다운 협곡에서 중금속 오염 물질을 대기와 토양 그리고 강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경북 봉화군 석포면, 낙동강 최상류에는 놀랍게도 중금속을 제련(광석을 용광로에 넣고 녹여서 함유한 금속을 분리·추출해 정제하는 것)하는 영풍제련소가 있다.

영풍제련소의 역사는 일제강점기 미쓰비시의 칠성광업소에서 비롯된다. 일제가 패망하고 철수한 뒤 1961년 영풍광업주식회사가 정부로부터 불하받아 연화광업소로 이름을 바꾸면서 대규모로 아연을 채굴하기 시작했다. 영풍광업주식회사는 일본의 동방아연과 기술제휴를 하고 주로 원석을 일본으로 수출했으나, 1970년 영풍제련소를 지으면서 자체적으로 제련을 했다. 이때부터 낙동강의 비극이 시작됐다. 아연을 채굴하던 연화광업소는 1998년 폐광됐다. 연화광업소가 폐광하면서 영풍제련소도 문을 닫는 것이 당연했으나, 제련소는 더욱 팽창했다.

석포 영풍제련소는 1970년 제1공장에 이어 1974년 제2공장을 지었다. 이때 고려아연은 울산 울주군 온산읍으로 독립해서 ‘온산병’의 주요 기업이 됐다. 석포 영풍제련소는 2005년부터 불법적인 제3공장을 지으면서 사회문제가 됐다. 봉화군의 허가 없이 지은 제3공장은 봉화군의 철거 명령에도 14억600만원의 과징금을 내면서 양성화해, 2017년부터는 합법적으로 운영했다.

지난 2월에는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 오염 폐수를 하천으로 무단 방류해, 경상북도로부터 20일간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영풍제련소는 이를 과징금으로 대체해달라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10월23일 석포 영풍제련소에 대한 경상북도의 ‘조업정지 20일’ 처분이 적법하다고 결정했지만, 영풍은 이 조업정지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영풍은 지난 48년 동안 낙동강 최상류인 석포에 제련소를 짓고, 중금속으로 오염된 폐수를 방류하며 이윤을 얻었다. 지난 2월의 중금속 오염 폐수 무단 방류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영풍의 불법행위는 지난 5년간 40여 건에 이른다. 고의적이고 상습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석포 영풍제련소는 ‘관피아’(관료+마피아)와 ‘환피아’(환경부+마피아)의 부적절한 도움으로 불법을 무마하며, 대기와 토양 그리고 수질의 오염을 심화해왔다. 영풍제련소의 역사는 봉화군 지역주민들과 1300만 영남인들의 삶의 터를 오염시켜온 비극의 역사다.

낙동강 물길이 영풍제련소 주변을 굽이쳐 흐른다.

낙동강 물길이 영풍제련소 주변을 굽이쳐 흐른다.

아연을 제련하기 위해 백천계곡의 1급수 물을 영풍제련소로 공급하는 관. 깨끗한 물을 끌어들여 아연을 제련한 뒤 중금속 오염수를 낙동강으로 방류하는 역설의 현장이다.

아연을 제련하기 위해 백천계곡의 1급수 물을 영풍제련소로 공급하는 관. 깨끗한 물을 끌어들여 아연을 제련한 뒤 중금속 오염수를 낙동강으로 방류하는 역설의 현장이다.

영풍제련소에서 배출하는 중금속 오염 물질 때문에 주변 식물들이 살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졌다.

영풍제련소에서 배출하는 중금속 오염 물질 때문에 주변 식물들이 살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졌다.

서울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11월25일 영풍제련소를 방문해, ‘영풍제련소 아웃(out)’이라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서울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11월25일 영풍제련소를 방문해, ‘영풍제련소 아웃(out)’이라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석포리 주민들이 ‘뜨거운 감자’인 영풍제련소를 바라보고 있다.

석포리 주민들이 ‘뜨거운 감자’인 영풍제련소를 바라보고 있다.

봉화=사진·글 장영식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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