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2021년 2월1일 새벽(현지시각) 전격적으로 쿠데타를 일으킨 뒤 전국에서 일어난 시민 저항이 다섯 달째를 맞고 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을 구금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한 쿠데타 세력에 맞서 시민들은 2월6일부터 양곤 등 전역에서 반쿠데타 시위를 벌였다. 2월15일 만달레이에서 시위대를 향한 발포가 시작돼 이제까지 800명 넘는 시민이 희생됐다. 5700여 명은 체포, 구금됐다.
무자비한 무력 진압에 맞선 시민들은 시민방위군(PDF)을 꾸려 무장투쟁을 시작했고, 카렌족 등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연대해 쿠데타 세력과 싸우고 있다. 군부는 헬기와 탱크를 동원해 소수민족 마을과 무장단체 거점을 공습·포격한다. 이런 지역의 주민과 어린이들은 유혈 충돌을 피해 밀림으로 숨어든다. 난민으로 전락한 이들은 전쟁과 다름없는 공포와 굶주림에 시달린다.
도시의 시민들은 총격과 학살에 대한 공포를 무릅쓰고 ‘플래시몹’ 형태의 기습시위로 저항한다. 이른 아침 출근 시간에 약속한 장소에 기습적으로 모여 구호를 외치고 전단을 뿌린 뒤 흩어진다. 1980년 5월 광주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기약 없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AFP·REUTERS·연합뉴스·미얀마 투데이 페이스북 갈무리
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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