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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보수정당 간판, 평균수명 5.3년

등록 2020-09-05 01:33 수정 2020-09-06 01:2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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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간판 바꿔 다는 소리가 요란하다. 바뀐 이름은 ‘국민의힘’, 띄어쓰기 없이 읽는다. 영어로는 People Power Party(피플 파워 파티), 줄이면 PPP다. 2020년 2월,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안철수계 인사들과 친이명박계 등 보수 진영을 모아 ‘미래통합당’이라는 이름으로 배를 띄운 뒤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개명 카드를 꺼내들었다. 제21대 총선에서 참패하고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가 꾸려진 지 99일 만이다. 이름을 바꿈으로써 이전 이미지를 털고 나서겠단 각오를 다진 셈이다.

개명과 함께 새 출발을 꿈꾼 게 처음은 아니다. 1990년 1월 창당한 ‘민주자유당’부터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보수정당은 이름을 여섯 번 바꿨다. 민주자유당에서 신한국당, 신한국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또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그리고 미래통합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음과 모음의 조합을 구사했다. 이들이 가장 오래 유지했던 이름은 뭘까? 무려 15년간 당명으로 고수해온 ‘한나라당’(1999~2012년)이다. 이명박이 대통령 자리에 앉기(2008년) 전까지는 공교롭게도 그 이름을 가진 15년 세월의 대부분을 야당의 자리에서 보내야 했지만, 한나라당은 제 이름을 국민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그럼, 각 이름의 수명을 더해 평균을 내보면 얼마가 나올까? 5년이 약간 넘는다. 하지만 오랜 영광을 누렸던 한나라당 시절 이후,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배출한 새누리당부터 꼽아보면 그림이 약간 달라진다. 새누리당으로 5년, 자유한국당으로 3년, 미래통합당으로 1년 조금 안 되게 버텼으니 점점 수명이 짧아지는 추세다. 국민의힘은 “시대 변화를 선도하고 국민과 호흡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장한 결심과 함께 제1정책으로 기본소득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다시 한 번 옷을 갈아입은 야당의 결심, 얼마나 오래갈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 분야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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