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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바보 같은 짓

등록 2022-07-28 09:55 수정 2022-08-04 04:40
일러스트레이션 장광석

일러스트레이션 장광석

“5년간 바보 같은 짓 안 하고 원전 생태계를 탄탄히 구축했다면 지금은 경쟁자가 없었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윤석열 대통령은 ‘바보 같은 짓’이라 했다. 2022년 6월22일 경남 창원의 원자력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였다. 잘나가고 멀쩡한 원전산업을 전 정부가 망쳐놨다고 보는 것이다.

당연히도 윤석열 정부의 ‘바보 같지 않은 짓’은 ‘친원전’이다. 원전산업을 부흥하기 위해서 짓다 만 신한울 3·4호기를 다시 짓고,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도 수명을 늘려가며 활용하겠다고 한다. 원전으로 탄소중립 목표도 달성하고, 그렇게 확보한 배출량 여유분을 기업에 나눠준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정부와는 정반대 방향의 에너지정책이다.

마침 유럽연합(EU)이 원전을 녹색기술로 인정하는 듯한 결정을 내놨다. 윤석열 정부는 한국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시급히 늘려가야 할 재생에너지는 뒷전이다. 오직 원전만을, 원전산업만을 추어올리기 바쁘다. 기후환경단체들은 “새 정부가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를 내세우는데, 이는 산업계의 이익만을 내세워 지구 생태계와 시민의 생명을 저버리는 잘못된 계획”이라며 반발했다. 주요 나라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중이 유일하게 한 자릿수인 한국에서 ‘원전만 늘리겠다’는 에너지정책이 과연 바람직할까.

<한겨레21>은 기후위기 대응이 무색하게도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인 강원도 삼척시 맹방해변을 찾아 윤석열 정부 에너지정책의 문제를 돌아봤다. 최근 ‘지속가능 분류체계’에 천연가스와 원전을 포함한 유럽의회 결정의 의미도 따져봤다.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 전략이 전세계 에너지정책에 미친 파급 효과와, 한국과 달리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려가는 유럽 국가들의 상황도 살폈다. 어쩌면 우리만, 거꾸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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