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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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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배민 뚜벅이’ 나도 해봐?

등록 2020-12-27 06:55 수정 2020-12-30 01:40
배민커넥트 유튜브 갈무리

배민커넥트 유튜브 갈무리

코로나 시대에 수능을 본 정아무개(21)씨는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 못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려 했으나, 거리두기 강화로 카페와 음식점이 문을 닫아 쉽지 않았다. 그러다 “걸으면서 살도 빼고 돈 벌었어요!”라는 알바 후기를 보게 된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눌러봤더니 ‘배민 뚜벅이(걸어다니는 사람)’ 모집 광고였다.

배달 수요가 폭발하면서 일반인의 도보배달이 각광받는다. 과거엔 오토바이로만 배달했다면 요즘엔 도보,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을 사용해 배달하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가 대세다. 만 19살 이상이면 가입 뒤 인터넷 교육을 2시간만 들으면 시작할 수 있다. 다만 ‘배달의민족’의 경우 부업 형태를 지향해 일주일에 20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다.

정씨가 뚜벅이 알바를 해본 소감은 이렇다. “별로 안 힘들다. 비대면이라서 좋다. 다만 오배송할까 두렵다.” 비대면이라 배달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수하면 한 번 더 가야 한다. ‘벨 눌러주고 가세요’라는 요청이 제일 좋다.” 한번은 이 집이 맞나 안 맞나 싶어 사람이 나와서 가져갈 때까지 멀리서 지켜보다가 변태 취급도 당했다고.

“주문하는 사람 입장이었을 땐 몰랐는데 배달하는 사람이 되니 ‘고객 요청사항’을 꼼꼼하게 보게 된다. ‘라이더스님 고생 많으십니다’라는 말 한마디에 감동받는다.”

커피 한 잔도 배달 가능한 시대다보니 ‘개꿀’일 때도 많지만 가끔은 “너무 무거워 죽고 싶을 때도 있다”. “주말 점심은 다들 집에만 있다보니 가족 단위 배달이 많다. 6인분의 짜장면을 배달할 땐 정말 힘들었다. 반면 이런 것도 배달한다 싶은 음식점이 있다. 그런 곳은 새로 론칭하다보니 배달비가 쏠쏠하다.”

배달 알바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여성과 노인 배달원도 심심치 않게 마주칠 수 있다고. 돈만 놓고 보면 고수익 알바는 아니란다. “일한 만큼 실시간으로 비용이 찍히지만, 거기서 세금 떼고 보험료 떼니 그리 많이 남지는 않는다. 돈 받고 운동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하는 걸 추천한다.”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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