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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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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잊혀진 사람들

등록 2021-07-29 11:39 수정 2021-07-30 05:24
2021년 7월16일 서울 효창동 인권연대 사무실에서 김용애 할머니가 어린 시절 백범 김구 선생에게 선물받은 친필 휘호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승화 기자

2021년 7월16일 서울 효창동 인권연대 사무실에서 김용애 할머니가 어린 시절 백범 김구 선생에게 선물받은 친필 휘호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승화 기자

후손이 끊겼다고 알려진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1855~1934, 이하 호칭 생략)의 직계 후손이 여러 명 생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석영은 17세기 조선의 문신 백사 이항복의 후손으로, 이후 내내 정승과 판서를 배출한 명문가이자 걸출한 독립운동가 집안인 ‘경주 이씨 6형제’ 중 둘째다. 일본이 조선을 강제 병합한 해가 저물어가던 1910년 12월30일 새벽, 건영·석영·철영·회영·시영·호영 여섯 형제는 집안의 재산을 전부 처분한 거금을 챙겨 가족 40여 명과 함께 비밀리에 중국으로 망명한 뒤 일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일제강점기 항일무장투쟁의 요람이던 신흥무관학교(1911~1920)도 이석영 형제들이 세우고 운영했다. 신흥무관학교는 강제 폐교되기 전까지 3500여 명의 독립군 지휘관과 전사들을 길러냈다. 해방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뒤에는 여섯 형제 모두와 이회영의 부인 이은숙, 그리고 일부 형제의 자녀와 사위까지 17명이 건국훈장을 받았다.

<한겨레21>은 2021년 6월18일부터 최근까지 한 달에 걸쳐 이석영의 증손녀 김용애(86), 최광희(82)와 김용애의 아들 김창희, 이회영의 손자인 이종찬(85) 우당이회영선생 교육문화재단 이사장(전 국가정보원장) 등을 인터뷰하고 관련 사진과 호적 자료 등을 열람했다. 이종찬은 석영·회영 집안의 추모·기념 사업을 도맡아온, 생존 후손 중 맨 웃어른이다.

짧게 잡아도 해방 전후인 1945년쯤, 더 위로는 거의 1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옛일에 대한 이들의 기억 일부는 헷갈리고 불분명한 부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매우 생생하고 구체적이며 일관됐다. 이종찬은 7월20일 김용애·최광희와 만나 옛 기억과 집안 어른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서로 맞춰보고 사진 자료를 검증한 뒤 이들이 이석영의 혈육이자 자신의 7촌 조카(재종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1373호 표지이야기

[만리재에서] 독립운동가의 잊혀진 딸들
https://h21.hani.co.kr/arti/reader/together/50706.html

[단독] “나는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석영의 증손녀이다”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0691.html

이종찬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은 손녀 셋을 두었다”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0692.html

빈손으로 세상 뜬 당대 최고 부자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0696.html

보훈처는 연금 지급 창구인가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06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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