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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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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명절다운 명절이 될까요?

등록 2022-01-28 00:39 수정 2022-01-28 00:39
일러스트레이션 구둘래 기자 

일러스트레이션 구둘래 기자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명절다운 명절을 지내본 게 언제인가 싶습니다. 명절에도 고향에 가지 못하거나 고향에 가더라도 친인척을 만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저 성묘나 허겁지겁 마치고 돌아오는 것이 새로운 명절 풍속도가 된 듯합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도 오미크론 등 변종이 계속 나타나는 걸 보면 썰렁한 명절 모습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

<한겨레21>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독자, 시민들을 위해 고향 소식 ‘우리동네뉴스’(우동뉴스)를 준비했습니다. 전국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14곳에서 <한겨레> 신문 전국부 소속 기자들이 따끈따끈한 고향 뉴스를 보내왔습니다.

멀리 제주에선 구도심 재생으로 젊은이들이 몰려든다고 합니다. 부산에선 승객과 기사를 위한 ‘동백택시’가 나왔고, 산업도시 울산에선 199종의 야생버섯이 확인됐다고 합니다. 전남에선 조선 민중의 미술관인 한국민화뮤지엄이 인기를 끈다는 소식, 전북에선 수소경제에 도전하는 작은 도시 완주 이야기가 흐뭇합니다. 충북에선 도심을 품은 우암산에 보행 둘레길이 생기고, 강원도에선 축제를 위해 준비한 산천어로 통조림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경기도에선 고양·수원·용인시가 특례시로 지정됐고, 서울에선 풍문여고 자리에 서울공예박물관이 들어섰습니다.

개발을 둘러싼 갈등도 있습니다. 대전에선 오랜 관광지인 보문산에 50m에 이르는 목조 전망대가 계획돼 찬반이 엇갈리고, 인천에선 송도에 103층짜리 초고층 건물을 다시 추진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충남에선 해저터널 개통으로 섬 주민들이 오히려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합니다. 슬픈 뉴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광주에서 노동자 6명이 매몰된 건설현장 참사 소식이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공백으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번 설에 고향에 가시는 분들이나 못 가시는 분들이나 <한겨레21>의 우동뉴스를 읽으며 우동 국물처럼 뜨뜻한 설 지내시기 바랍니다. 2022년 한가위는 명절다운 명절이 되길 다시 기대해봅니다. 꾸벅.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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