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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때문에 ‘금겹살’ 된 삼겹살 [뉴스큐레이터]

등록 2022-05-21 09:16 수정 2022-05-24 01:3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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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사랑받는 삼겹살 가격이 치솟고 있다. 러시아가 세계적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세계 육류 시장이 영향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5월18일 기준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유통정보를 보면, 국산 돼지 삼겹살 1㎏의 소비자가격은 2만8290원에 육박한다. 2021년 같은 달 가격(2만4509원)보다 15.4%나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기준으로 판매점별 가격을 보면 축산유통정보의 가격보다 더 비싸다. 실제 대형마트에서는 삼겹살 100g당 평균 2930원, 기업형 슈퍼에선 평균 3584원, 백화점에선 평균 4703원에 팔리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한 원인으로 ‘장기화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꼽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대표적인 곡창지대로, 두 나라에서 생산되는 밀이 전세계 밀 교역량에서 29%를 차지한다. 우크라이나가 전쟁터로 변하자 사료용 곡물 가격도 함께 뛰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4월 기준 사료용 곡물의 t당 수입단가는 밀 329달러, 옥수수 327달러로, 1년 사이 각각 21.4%, 30.8% 올랐다.

우리나라는 특히 사료에 사용되는 원료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4월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사료용 밀 수입량은 125만t인데,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러시아산 수입밀이 각각 48.9%(61만t), 14.3%(18만t)를 차지한다.

업계는 사료용 곡물과 삼겹살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본다. 사료용 곡물은 보통 5~6개월치를 미리 구매하기에 아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사료용 곡물 수급에 본격적인 영향을 끼치기 전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2022년 2월24일 침공했다.

대형마트나 정육점에서 파는 삼겹살 가격이 오르면 식당도 가격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전세계 시민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뉴스에 무뎌지는 사이, 전쟁 여파는 일상생활로 번지고 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뉴스 큐레이터는 <한겨레21>의 기자들이 이주의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뉴스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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