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을 잃은 슬픔2024년 4월18일. 사회운동가이자 언론인, 작가였던 홍세화 선생이 돌아가셨다. 이 일은 상상 외로 나를 크게 흔들었다.홍세화 선생을 처음 만난 건 고1이던 2006년, 대입·논술 전략 설명회가 열렸던 광주의 한 강연장에서였다. 서울의 입시학원 강사의 특강에 이어 당...2024-05-12 12:02
이스라엘, 집단학살 생존자들이 가해자 된 역설“너는 당장에 가서 아말렉을 치고 그 재산을 사정 보지 말고 모조리 없애라. 남자와 여자, 아이와 젖먹이, 소떼와 양떼, 낙타와 나귀 할 것 없이 모조리 죽여야 한다.”섬찟한 집단학살 명령이다. 사무엘이 사울 왕에게 “만군의 야훼께서 하시는 말씀”이라며 전했다. 기독교...2024-05-11 13:35
동물 착취 없어도 맛있는 ‘단짠’ 앙버터“곧 마감이라 그냥 드세요.”다정한 사장님이 서비스로 내어준 시나몬롤을 거절하지 못하고 앙, 물었다. 함께 있던 논비건 친구는 맛있다고 감탄한다. 한입 베어 문 순간 입안 가득 비릿한 우유 향이, 코팅된 계란물이 찌릿하게 퍼진다. 최대한 맛이 닿지 않도록 크게 꿀꺽 삼...2024-05-11 07:43
채상병 특검법의 시간, 국민의 힘을 보여줘바닥을 친 줄 알았는데 지하실이 있더라는 고전적인 표현 말고는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총선 참패보다 더 놀라운 것은 참패 뒤에도 아무런 수습 능력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 조용하기까지 하다. 대통령의 뜻임이 분명해 보이는 이철규 원내대...2024-05-05 00:16
‘현모양처’ 거부해 퇴학당하다 6 년은 조원숙 ( 趙元淑 ) 이 스무 살 되는 해였다 . 1906 년에 태어났으므로 조선식 세는 나이로 치면 스물한 살이었다 . 오늘날 학령으로 환산하면 대학교 2 학년의 나이다 . 당시 풍속으론 결혼 적령기에 해당했다 . 그때 사람들은 여성의 혼기가 17...2024-05-04 12:20
공부가 필요한 동료 시민한국의 반이주 담론을 지배하는 정서 가운데 하나는 ‘무임승차론’이다. 무임승차론은 능력 없는 사람들이 사회적 책임을 나눠 지지도 않으면서 배려를 빌미로 공동체의 자원을 부당하게 뜯어간다는 주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2년 1월30일 페이스북에 올...2024-05-04 12:11
트럼프의 ‘뿌리’는 민주당?“이러다 미국이 아니라 트럼프가 돌아올 판이다.”“미국이 돌아왔다”며 호기롭게 백악관을 탈환한 조 바이든 정부는 안팎의 위기로 4년 만에 물러나게 생겼다. 회생이 불가능해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것은 물론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을 넉넉하...2024-05-04 11:41
노력하는 천재를 보고 싶다고? 최정을 보라2017년 최정(에스에스지(SSG) 랜더스)을 인터뷰했을 때다. “당신의 야구는 지금 몇 점이냐”라는 물음에 그는 “50점”이라고 답했다. 홈런왕까지 올랐던 이의 답으로는 너무 겸손했다. 그는 “한때 나의 야구는 0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50점짜리가 됐고 10년 뒤에...2024-05-04 11:30
노동자 죽이는 기업, 망언 정치인 잊지 않으려면…경북 봉화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에서 사람이 또 죽고 다쳤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불과 3개월 전에도 사망사고가 났다. 석포리 주민들은 50년 넘게 제련소와 싸워왔다. 노동자뿐 아니다. 여기서는 인근의 강과 산, 소나무와 다슬기도 전부 죽어 나간다. 내 잘못은 그저 ...2024-05-04 10:54
동네가 지키는 것들“그 사람, 아직 안 죽었어요?”자식이 부모에게 한 말치고는 잔인한 것이었다. 주현(가명)님은 정신질환으로 오랜 기간 시설과 병원에서 지내다 퇴원 이후 홀로 살고 계셨다.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를 통해 의뢰받고 찾아뵌 지 3년이 넘었다. 주현님 곁을 장애인활동지원사가 돌...2024-04-28 04:29
내 세상이 한 나라보다 크길 원해나는 작가이자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하지만 한국의 스탠드업 코미디 신에선 잘 활동하지 않는다.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인기란 무엇인가. ‘기개’다. 씩씩한 기상과 굳은 절개. 한국어로 농담할 때면 나는 자주 씩씩함을 잃는다. 반면 영어로 할 땐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2024-04-28 04:23
기후붕괴에 대처하는 시민의 자세오늘날 우리는 삶의 과정에서 시민보다 소비자를 더 자주 마주한다. 시민은 주체적 의사결정 능력과 비판적 사고를 지닌 공화정의 구성원이다. 시민은 존재 자체로 존엄하고 평등하다. 반면 소비자는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시장에 유통되는 물건과 서비스 등을 누리는 이를 말한다...2024-04-27 12:26
어른이 되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아이들10살짜리 어린 소년이 아파트 옥상 난간에 앉아 있다. 잠시 뒤 소년은 옥상 아래로 ‘쿵’ 하고 사라져간다. 소년이 사라진 뒤에도 옥상의 풍경은 변함없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소년의 꿈은 ‘자신이 되고 싶은 어른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소년은 채 크기도 전에 자신은 ...2024-04-27 08:33
푸바오 덕분에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떠났다. 희귀동물 국제협약에 따라 중국에 반환돼서다. 하지만 국민의 ‘푸바오 앓이’는 식지 않는다. 뉴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연일 중국 송환 이후 푸바오의 근황은 물론이고 푸바오 담당 중국 사육사의 ‘스펙’ 확인, 푸바오의 예비 신랑 자질(못...2024-04-21 08:59
뻗대는 윤 대통령, 보수에게도 버림받을라짐작대로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와 반성을 내놓지 않았다. 며칠 두문불출하다 내놓은 메시지에 쇄신 의지는커녕 계획도 없다. ‘나는 잘했는데 너희들이 몰라주는 거야’뿐이다. 공직 기강을 더 잡고 민생 토론을 더 하겠다는 공허한 말만 동동 뜬다. 그렇게 지시했는데도 제대로 하...2024-04-20 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