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최전선매주 한 권의 시사주간지를 만든다는 건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 구축하려는 건 목소리를 낼 권력과 통로가 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매개하고, 세계 시민으로 살아가기에 필요한 뉴스를 공유하고, 동료 시민으로 더불어 살기 위해 가져야 할 생각을 담은 세계다. 이렇게...2024-05-19 05:21
당신이 건넜을 고비, 내가 건너야 할 고비첫 책을 내기 전 서울 동교동에 있는 작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선배 시인이 먼저 들어가 편집 일을 하고 있었다. 선배와 계단에 앉아 수다를 떨던 시간을 떠올리면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둘 다 그 회사에 오래 다니진 못했지만 그 시절은 내게 특별...2024-05-13 00:31
선생을 잃은 슬픔2024년 4월18일. 사회운동가이자 언론인, 작가였던 홍세화 선생이 돌아가셨다. 이 일은 상상 외로 나를 크게 흔들었다.홍세화 선생을 처음 만난 건 고1이던 2006년, 대입·논술 전략 설명회가 열렸던 광주의 한 강연장에서였다. 서울의 입시학원 강사의 특강에 이어 당...2024-05-12 12:02
감정은 심장 밖에 있다오늘은 감정을 글로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지난주에 겪은 고약한 일 얘기부터 해야겠군요. 저나 제 가족에게 악의를 품은 누군가가 봄철 맹렬히 뻗어 나가던 담쟁이 줄기를 끊어놓았습니다. 저에게 직접 달려들었다면 응수해줬을 텐데, 야비하게도 사람이 없을 때 ...2024-05-11 14:16
하이브 음모론에서 파헤쳐야 할 진짜 흑막은찢었다, 도파민이 폭발했다, 이윽고 음모론이 들끓었다. 2024년 4월25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장. 민 대표가 모회사 하이브에 대한 경영권 탈취 의혹을 “맞다이”한 120여 분의 시간은 온 나라를 뒤집어놓았다. 민희진이 착용한 파란색 캡모자와 초록색 줄무늬...2024-05-11 14:04
이스라엘, 집단학살 생존자들이 가해자 된 역설“너는 당장에 가서 아말렉을 치고 그 재산을 사정 보지 말고 모조리 없애라. 남자와 여자, 아이와 젖먹이, 소떼와 양떼, 낙타와 나귀 할 것 없이 모조리 죽여야 한다.”섬찟한 집단학살 명령이다. 사무엘이 사울 왕에게 “만군의 야훼께서 하시는 말씀”이라며 전했다. 기독교...2024-05-11 13:35
누락된 질문인공지능은 기계가 사람의 마음을 대신할 수 있다고 말하는 기술이다. 특정한 과업과 마주한 사람이 뇌에 저장된 여러 기억을 종합해 과업에 적합하다 생각하는 결과물을 내놓는 것처럼, 특정한 과업과 마주한 기계는 빅데이터를 통해 평소 학습(머신러닝)해둔 정보를 종합해 많은 ...2024-05-11 13:32
동물 착취 없어도 맛있는 ‘단짠’ 앙버터“곧 마감이라 그냥 드세요.”다정한 사장님이 서비스로 내어준 시나몬롤을 거절하지 못하고 앙, 물었다. 함께 있던 논비건 친구는 맛있다고 감탄한다. 한입 베어 문 순간 입안 가득 비릿한 우유 향이, 코팅된 계란물이 찌릿하게 퍼진다. 최대한 맛이 닿지 않도록 크게 꿀꺽 삼...2024-05-11 07:43
채상병 특검법의 시간, 국민의 힘을 보여줘바닥을 친 줄 알았는데 지하실이 있더라는 고전적인 표현 말고는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총선 참패보다 더 놀라운 것은 참패 뒤에도 아무런 수습 능력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 조용하기까지 하다. 대통령의 뜻임이 분명해 보이는 이철규 원내대...2024-05-05 00:16
‘현모양처’ 거부해 퇴학당하다 6 년은 조원숙 ( 趙元淑 ) 이 스무 살 되는 해였다 . 1906 년에 태어났으므로 조선식 세는 나이로 치면 스물한 살이었다 . 오늘날 학령으로 환산하면 대학교 2 학년의 나이다 . 당시 풍속으론 결혼 적령기에 해당했다 . 그때 사람들은 여성의 혼기가 17...2024-05-04 12:20
공부가 필요한 동료 시민한국의 반이주 담론을 지배하는 정서 가운데 하나는 ‘무임승차론’이다. 무임승차론은 능력 없는 사람들이 사회적 책임을 나눠 지지도 않으면서 배려를 빌미로 공동체의 자원을 부당하게 뜯어간다는 주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2년 1월30일 페이스북에 올...2024-05-04 12:11
트럼프의 ‘뿌리’는 민주당?“이러다 미국이 아니라 트럼프가 돌아올 판이다.”“미국이 돌아왔다”며 호기롭게 백악관을 탈환한 조 바이든 정부는 안팎의 위기로 4년 만에 물러나게 생겼다. 회생이 불가능해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것은 물론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을 넉넉하...2024-05-04 11:41
노력하는 천재를 보고 싶다고? 최정을 보라2017년 최정(에스에스지(SSG) 랜더스)을 인터뷰했을 때다. “당신의 야구는 지금 몇 점이냐”라는 물음에 그는 “50점”이라고 답했다. 홈런왕까지 올랐던 이의 답으로는 너무 겸손했다. 그는 “한때 나의 야구는 0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50점짜리가 됐고 10년 뒤에...2024-05-04 11:30
노동자 죽이는 기업, 망언 정치인 잊지 않으려면…경북 봉화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에서 사람이 또 죽고 다쳤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불과 3개월 전에도 사망사고가 났다. 석포리 주민들은 50년 넘게 제련소와 싸워왔다. 노동자뿐 아니다. 여기서는 인근의 강과 산, 소나무와 다슬기도 전부 죽어 나간다. 내 잘못은 그저 ...2024-05-04 10:54
동네가 지키는 것들“그 사람, 아직 안 죽었어요?”자식이 부모에게 한 말치고는 잔인한 것이었다. 주현(가명)님은 정신질환으로 오랜 기간 시설과 병원에서 지내다 퇴원 이후 홀로 살고 계셨다.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를 통해 의뢰받고 찾아뵌 지 3년이 넘었다. 주현님 곁을 장애인활동지원사가 돌...2024-04-28 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