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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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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를 사랑으로 채우다

등록 2021-07-17 14:32 수정 2021-07-20 01:34
REUTERS 피터 파월

REUTERS 피터 파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영국 시민들이 2021년 7월13일(현지시각) 흑인 축구선수 마커스 래슈퍼드가 그려진 맨체스터 위팅턴의 벽화 앞에서 그를 응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 대표선수인 래슈퍼드는 7월11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의 세 번째 키커로 나서 이탈리아 골대를 맞히는 불운을 겪었다. 공교롭게도 그를 이어 승부차기를 한 흑인 선수 제이던 산초와 부카요 사카도 골을 넣지 못해, 잉글랜드가 3 대 2로 졌다. 경기가 끝난 뒤 일부 팬은 래슈퍼드와 사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수천 건의 인종차별 테러를 가했다. 또 래슈퍼드의 고향인 위팅턴 카페에 그려진 벽화를 찢거나 욕설을 적는 등 훼손했다.

이 모습에 충격받은 더 많은 팬이 벽화 앞으로 모였다. 그리고 벽화의 훼손된 부분을 하트 모양의 그림과 응원 글귀로 덮었다. 그들은 미국에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구호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M)가 적힌 팻말을 들었고, ‘모든 영웅이 망토를 걸치진 않는다. 축구화를 신은 영웅도 있다’고 적은 팻말도 등장했다. 래슈퍼드는 자신의 SNS에 이 사진을 올리며 “할 말을 잃었다. 정말 감사하다. 그냥 압도됐다”고 적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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