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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호수

등록 2022-07-23 08:19 수정 2022-07-24 02:42
REUTERS 알렉세이 말가브코

REUTERS 알렉세이 말가브코

붉게 물든 러시아 알타이 지역 부를린스코예 호수 한복판으로 2022년 7월20일(현지시각) 소금 채취 열차가 달리고 있다. 바닷물처럼 짜디짠 ‘함수호’인 이 호수는 보통 8월 중순에 분홍빛으로 물색이 변하는데, 유럽을 뜨겁게 달군 이상기온으로 2~3주 일찍 붉어졌다. 푸른색이나 회색이던 물빛이 붉게 변하는 건 물속 미생물인 아르테미아 살리나(Artemia salina) 때문이다. ‘소금물 새우’라고도 부르는 아르테미아 살리나는 혈액에 헤모글로빈 색소가 들어 있어 분홍빛을 띤다. 이들이 대량 번식하는 8월에 붉게 물들었던 호수는 번식기가 끝나는 10월에 다시 투명한 빛으로 돌아온다.

서부 시베리아에서 가장 큰 소금 매장지로 러시아 왕실의 사랑을 받았던 이 호수는 수심이 얕고 물이 밖으로 흐르지 않는다. 소비에트 시대에 호수 중앙에 철로가 놓였고, 이 위를 달리는 기차에 ‘소금 수확기’가 장착됐다. 소련 붕괴 뒤 중단됐던 소금 채취는 2000년대 들어 재개됐다. 5월부터 11월까지 소금을 거둔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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