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대표 진병철(39)씨는 1년여 전 <한겨레21>을 구독하기 시작했다. 대구교도소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에 대한 차별을 다룬 기사 ‘교도관은 “에이즈”라 불렀다’를 읽은 지인이 “<한겨레21>을 응원해야 한다”며 진씨에게 잡지 구독을 추천했고 이를 선뜻 받아들였다. “초심을 잃지 말고 파이팅. 강자에게 강하게, 약자에게 약하게!” 설 퀴즈대잔치 때 <21>에 보낸 그의 응원 메시지는 다 ‘뜻’이 있었다. 그는 지역의 문화·예술 사각지대 해소를 목표로 하는 사회적기업 반반협동조합의 대표로 일한다.
반반협동조합을 운영한 지는 얼마나 됐나. 본격 운영을 시작한 건 2015년이다. 그 전에는 장애인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했다. 대구 동구에서 지역사회 활동도 10년 이상 했다.
주로 어떤 사업을 하나. 교육적 주제를 입힌 공연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흡연 예방, 진로 상담, 대인관계, 장애 이해 같은 스토리를 마술에 접목해 학교에서 공연한다. 일반 축제 행사도 많이 하고. 한자 ‘반 반’(半)자를 이용한 우리 로고는 사람 두 명이 마주 보면서 웃는 형상을 하고 있다. 재능을 반으로 나누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온전해진다는 게 우리 모토다.
코로나 시국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일 좀 주이소. (웃음) 일이 없다. 빚만 잔뜩 있다. 매출이 70% 이상 줄었다. 2019년 매출과 비교하면, 올해는 거의 ‘제로’다. 겨우 버티고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회적기업 사정이 비슷할 거다. 직원이 7명이다. 일반 기업이라면 인건비 줄이겠다고 사람부터 ‘파이어’(해고)했을 텐데,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21>에서 다뤘으면 하는 주제가 있나. 아무래도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 특정 정당은 ‘사회적’이라는 단어를 악용해 편견이나 왜곡을 심어주기도 한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은 막대한데, 유독 사회적기업만 ‘먹튀한다’는 틀을 씌워서 공격 대상으로 삼는다. 여러 이슈에 덮여, 관심에서 잊힌 사회적경제 기본법이 빨리 통과됐으면 좋겠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이윤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기업가들이 그 법에 힘 받을 수 있게.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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