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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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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살아남은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성들의 죽음 500여 건 분석
특별 웹페이지 speakup.hani.co.kr에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등록 2021-12-12 17:24 수정 2021-12-14 02:34

2016년 서울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이후 시작된 여성들의 말하기는 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

여성들은 거리에서만 살해당하는 게 아닙니다. 가장 안전한 곳, 가장 친밀한 관계 안에서 죽어갑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020년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사건이 97건에 이른다고 집계했습니다.

여성살해(페미사이드·Femicide)는 ‘가장 오래된 폭력’입니다. “폭력은 탄생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생애주기 전체에 걸쳐 나타난다.”(유엔 보고서)

죽음에 이르는 이 폭력에 대한 공포가 ‘거짓’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국가는 이 명백한 죽음의 통계를 기록하는 일조차 손 놓고 있습니다.

<한겨레21>은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벌어진 여성들의 죽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교제살해, 아내살해, 성산업 종사자 살해 등과 관련된 2016~2021년 판결문 500여 건을 분석 중입니다. 죽음의 실태를 제대로 기록하지 않는 한, 여성들에겐 어디나 ‘강남역’으로 남을 겁니다. 이 취재 기록은 <한겨레21> 제1393호와 제1394호를 통해 기사로 나갑니다. 12월 넷째 주에 관련 특별 웹페이지도 공개할 예정입니다.

특별 웹페이지에 ‘살아남은 여러분’의 목소리를 담으려고 합니다. 그때까지 ‘살아남은 여러분’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러분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살아남은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특별 웹페이지를 엽니다. speakup.hani.co.kr에 다음과 같은 형식의 글을 남겨주시면, 12월 넷째 주에 공개되는 페미사이드 특별 웹페이지에 여러분의 목소리를 함께 싣겠습니다.

헤어지자고 하자 ‘너도 죽이고 나도 죽겠다’고 했습니다. -소묘
‘회사에 남자 직원이 많다’며 문자 보내는 모습만 봐도 외도를 의심했습니다. -새19
이별 뒤 집 앞에 찾아와 자해를 했습니다. 흑역사라고 말하기엔 두려웠던 시간들. -머글
1층에 살 때 창밖에서 우리 집을 들여다보고 있던 눈. 그 뒤로 창문을 열지 못했어요. -동동
‘뭘 잘했다고 말대꾸를 꼬박꼬박 하냐’고 화내면서 때렸어요. -서산
헤어지자고 하니까 칼로 자신의 손등을 긋고 ‘같이 죽자’며 협박했어요. -겨울
일기 형식으로 유서를 쓴 뒤 매일 사진을 찍어서 제게 메시지로 보냈습니다. -이루다
‘완전 매장한다’며 협박 문자를 계속 보냈어요. -솔
제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앱을 깔아서 제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지 계속 확인하고 감시했습니다. -금동
성관계 영상을 유포해버리겠다고 계속 협박했어요. 헤어지고 싶으면 앞으로 3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성관계를 해야 한다고 했죠. -보람
헤어지자고 했더니 제가 있는 집 근처를 계속 배회하거나 제 차량을 부수기도 했어요. -미래
술만 마시면 폭행해서 갈비뼈가 부러진 적도 있습니다. -은꽃

#페미사이드21 #한겨레21 #femicide21 해시태그를 붙여 speakup.hani.co.kr 페이지를 공유해주세요. 연대하고, 응원하며 세상을 떠난 여성들을 대신해 이 세상에 말 걸어주세요.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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