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 대통령 바꿀 세력바닥을 친 줄 알았는데 지하실이 있더라는 고전적인 표현 말고는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총선 참패보다 더 놀라운 것은 참패 뒤에도 아무런 수습 능력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 조용하기까지 하다. 대통령의 뜻임이 분명해 보이는 이철규 원내대...2024-05-05 00:16
동네가 지키는 것들“그 사람, 아직 안 죽었어요?”자식이 부모에게 한 말치고는 잔인한 것이었다. 주현(가명)님은 정신질환으로 오랜 기간 시설과 병원에서 지내다 퇴원 이후 홀로 살고 계셨다.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를 통해 의뢰받고 찾아뵌 지 3년이 넘었다. 주현님 곁을 장애인활동지원사가 돌...2024-04-28 04:29
내 세상이 한 나라보다 크길 원해나는 작가이자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하지만 한국의 스탠드업 코미디 신에선 잘 활동하지 않는다.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인기란 무엇인가. ‘기개’다. 씩씩한 기상과 굳은 절개. 한국어로 농담할 때면 나는 자주 씩씩함을 잃는다. 반면 영어로 할 땐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2024-04-28 04:23
기후붕괴에 대처하는 시민의 자세오늘날 우리는 삶의 과정에서 시민보다 소비자를 더 자주 마주한다. 시민은 주체적 의사결정 능력과 비판적 사고를 지닌 공화정의 구성원이다. 시민은 존재 자체로 존엄하고 평등하다. 반면 소비자는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시장에 유통되는 물건과 서비스 등을 누리는 이를 말한다...2024-04-27 12:26
어른이 되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아이들10살짜리 어린 소년이 아파트 옥상 난간에 앉아 있다. 잠시 뒤 소년은 옥상 아래로 ‘쿵’ 하고 사라져간다. 소년이 사라진 뒤에도 옥상의 풍경은 변함없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소년의 꿈은 ‘자신이 되고 싶은 어른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소년은 채 크기도 전에 자신은 ...2024-04-27 08:33
푸바오 덕분에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떠났다. 희귀동물 국제협약에 따라 중국에 반환돼서다. 하지만 국민의 ‘푸바오 앓이’는 식지 않는다. 뉴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연일 중국 송환 이후 푸바오의 근황은 물론이고 푸바오 담당 중국 사육사의 ‘스펙’ 확인, 푸바오의 예비 신랑 자질(못...2024-04-21 08:59
뻗대는 윤 대통령, 보수에게도 버림받을라짐작대로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와 반성을 내놓지 않았다. 며칠 두문불출하다 내놓은 메시지에 쇄신 의지는커녕 계획도 없다. ‘나는 잘했는데 너희들이 몰라주는 거야’뿐이다. 공직 기강을 더 잡고 민생 토론을 더 하겠다는 공허한 말만 동동 뜬다. 그렇게 지시했는데도 제대로 하...2024-04-20 14:10
“미안합니다” 진보좌파의 마지막 어른이 남긴 말그날의 청탁은 예상 밖이었다. 2024년 1월 초, 걸려온 선생의 전화에 나는 투병 중인 암에 대한 걱정부터 꺼내 물었다. 선생의 용건은 달랐다. 당신이 고문으로 있는 노동당에서 4·10 총선 울산 지역구에 이장우라는 후보가 출마했는데 가 다뤄줄 수 없느냐는 청탁이었다...2024-04-20 13:18
혼자 두지 않을게사건의 다른 말은 ‘남의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누군가 겪는 부당함이나 비통함에 잠시 눈을 돌리더라도, 곧 ‘세상사 순리대로 되겠지’라며 시선을 거둬들이는 타인의 일. 그러는 동안 사건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이 믿어온 세상의 순리라는 게 이런 것이었나 하...2024-04-20 11:36
우리 앞에 와 있는 오래된 슬픔을 곱씹는다네가 약을 삼키고 오른쪽으로 돌아누웠다. 우리 부부는 기복이 있는 편이다. 한쪽이 가라앉으면 다른 한쪽이 버팀목이 돼 끄집어낸다. 생애에 리듬이 있다면 서로 엇박자인 셈이다. 나는 낙관적이면서 비관적이다. 글 쓰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면서도 글쓰기를 할 때마다 매번 난항...2024-04-20 11:34
숨 좀 쉬어볼까요?주간지를 만드는 과정은 ‘숨 가쁨’ 그 자체다. 늘 마감에 쫓기는 기자와 작가들, 원고를 정갈하게 다듬는 교열·편집자들, 인쇄 제작자들, 마침내 서점 매대에 진열되는 그 순간까지, 모두의 숨 가쁨이 뒤섞여 탄생한 것이 지금 당신이 훑고 있는 이 글이다. 여기, 숨 쉬기...2024-04-14 05:01
기후위기 시대에 100세 보장이 무슨 의미일까?“안녕하세요. 미래생명 보험설계사 김주온입니다. 이번에 새로 출시된 엠제트(MZ)무배당기후위기바로행동보험 가입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이 보험은 기후위기로 인한 다양한 위험에 맞서 공동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만든 보험입니다. 저희 보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후...2024-04-14 05:00
한 시대가 저물고윤석열 대통령은 착각에 빠져 있다. 자신이 어떤 대의 위에 굳건히 서 있다는 착각이다. 그가 말하고 보수언론이 상품화한 2022년 대통령선거의 대의는 ‘공정’이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윤 대통령이 특수부 검사로서만 공정 이미지를 쌓았다는 점이다. ...2024-04-13 14:14
‘밤양갱’ 노래 제목이 ‘탕후루’였다면?유기농 농산물을 판매하는 ‘한살림’ 매장에 가면, 포장지에 붙은 상표 때문에 피식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상품’ 자체가 ‘상표’거든요. 그냥 내용물이 상품명입니다. 봉지 안에 들어 있는 게 쌀이면 겉봉투에 ‘백미, 현미’, 우유면 ‘유기농우유’, 쌀과자면 ‘쌀과자’, ...2024-04-13 13:14
왕족과 부자의 ‘트로피 사냥’ 놀음에 쫓겨나는 마사이족인류의 고향 아프리카에는 수천 개의 크고 작은 부족(종족 집단)이 있다. 대개 언어와 혈통, 문화와 거주 지역으로 나뉜다. 베두인, 줄루, 딩카, 후투, 투치, 소말리, 콩고, 피그미, 부시맨 등 뉴스나 대중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진 명칭도 많다. 그 상당수는 지금도 조...2024-04-13 1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