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산책하며 듣기 좋은 노래가 있다. 2010년 발매된 싱어송라이터 ‘소히’의 <산책>이란 곡이다. ‘한적한 밤 산책하다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얼굴 반짝이는 별을 모아 그리는 그런 사람’ 언뜻 들었을 땐 연인들의 사랑 노래처럼 보이는 이 가사엔 슬픈 대목이 있는데 바로 ‘그리운 그 얼굴, 물로 그린 그림처럼 사라지네’라는 부분이다. 이한철이 작곡하고 소히가 작사한 이 노랫말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병상에 있던 시절, 딸이 아빠와의 산책을 상상하며 쓴 가사이다. 그 이야길 듣고 나면 나머지 가사가 더욱 마음에 사무친다. ‘따뜻한 손 그리고 그 감촉, 내가 쏙 들어앉아 있던 그 눈동자. 그 마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사랑을 주던 그가 보고 싶어지네.’ 누가 들어도 각자의 이야기로 해석될 이 노래는 소수의 사람만 들었지만 백예린 덕분에 더 많은 사람에게 들려지게 됐다.
독보적 음색의 소유자 백예린이 2021년 9월10일 커버 앨범 《선물》로 돌아왔다. 기존 명곡들을 백예린의 색깔로 재해석한 이번 앨범은 토이, 검정치마, 넬, 소히&이한철, 장기호(빛과 소금), 이영훈 등 마니아층에 사랑받았던 숨겨진 명곡들 위주로 선곡하며 리메이크 앨범으로서 그 의미를 더했다.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검정치마의 가장 아름다운 사랑 노래 ‘Antifreeze’를 커버한 곡엔 “이 노래 학원 오는 길에 해가 지고 있을 때쯤 들으면 무슨 내가 영화 주인공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라는 댓글이 달렸고, 많은 이가 “당신의 음악과 음색이 얼마나 큰 일상의 위로를 주는지 모를 거야”라며 황홀함을 표했다.
소속사 블루바이닐은 “이번 커버 앨범은 앨범명 그대로 정말 선물 같은 앨범이다. 아티스트가 보통 공연에서 커버 무대를 선보이곤 했는데, 관객을 직접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번 커버 앨범이 팬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어 기획하게 됐다. 아티스트 역시 존경하는 선배님들의 노래를 다시 부를 수 있어 영광스러워했다”고 말했다. 또한 “백예린 솔로 행보의 다음 챕터로 넘어가기 전 깜짝 선물을 전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앨범이다. 좋아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관심 분야 웃기고 슬픈 세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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