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방송 규제기구들이 ‘김건희 여사 의혹’ 보도에 대한 과민 대응으로 입길에 오르고 있다.
2024년 4월23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김건희 여사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 의혹에서 23억원의 수익을 거뒀다’는 검찰 종합 의견서 내용을 보도한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1월16일치 방송분에 대해 ‘법정 제재’(주의)라는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이 의견서는 한국거래소 분석을 토대로 2022년 12월 법원에 제출됐고, 뉴스타파가 2024년 1월11일 처음 보도했다. 앞서 방심위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같은 주제를 다룬 △1월16일치 시비에스(CBS) <박재홍의 한판승부>(관계자 징계) △2월25일치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제작진 의견진술) △1월12일치 와이티엔(YTN) <이브닝뉴스>·<뉴스나이트>(경고) △1월16일치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경고) △2월2일치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경고) 등에 대해 반복적인 중징계 결정을 내리고 있다.
특히 여권 추천 심의위원들은 노골적으로 김건희 여사 쪽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황성욱 위원은 “단순히 이득을 얻었다 해도 부당이득이 아니라면 방송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정옥 위원도 “수백억·수천억·수조원 이익을 봤다고 해도 (주가조작에 연루된 게 아니라면) 보도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보도들은 ‘23억원이 주가조작의 이익’이라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23억원이라는 수익이 나왔고, 검찰이 김건희 여사 소환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짚었다. 게다가 ‘23억원 수익’ 부분은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투자를 통해) 오히려 4천만원을 손해 봤다”고 말한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해명과도 어긋난다.
이에 야권 추천인 윤성옥 위원은 “‘김건희 특검법’이 논의되고 있고, 대통령에 대한 수용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김건희 여사의 시세차익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것은 언론의 공적인 책무”라고 반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재 방심위 심의위원 구도는 여·야 6대2로 기울어져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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