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회사는 너무 부려먹어” 비욘세 노래 열풍 [뉴스큐레이터]

등록 2022-06-27 12:23 수정 2022-07-01 05:37
REUTERS

REUTERS

“방금 회사를 때려치웠어. 빌어먹을, 회사는 나를 너무 부려먹어. 회사는 내 신경을 건드려. 그래서 내가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

미국 팝스타 비욘세의 새 곡 <브레이크 마이 소울>(Break My Soul)이 직장인들의 심금을 울리며 온라인에서 화제를 끈다고 <시엔엔>(CNN) 등 미국 언론들이 2022년 6월23일 보도했다. ‘회사가 너무 부려먹는다’ 같은 가사가 직장을 떠나고 싶어 하는 미국인들의 공감을 얻는다는 것이다. 6월21일 유튜브에 공개된 이 곡은 이틀 만에 665만 번 이상 조회됐다.

물가 폭등 등 갈수록 생활 여건이 팍팍해지는데도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노래가 인기를 끄는 건,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 미국 노동시장의 변화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선 지난 수십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많은 노동자가 직장을 잃었지만, 이들은 경제가 회복되는데도 일자리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미국 노동부 집계를 보면 2021년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노동자는 4740만 명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에 4210만 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발적 퇴직자가 2년 만에 530만 명이나 늘어난 셈이다. 이른바 ‘대퇴직’이다.

일손 부족은 저임금 노동에서 두드러진다. 숙박, 음식점·술집, 유통업계 쪽의 고용주들은 일할 사람을 찾는 데 애먹고 있다. 낮은 임금과 격무를 거부하는 노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 저임금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활 여건이 더 많이 나빠지면서 일자리로 건강하게 돌아오기 힘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시엔엔>은 “비욘세 노래는 코로나19 이후 사회경제적 피로감에서 벗어나려는 욕망을 담았다. 승진 등 직장 경력에 목매는 문화를 걷어차버리려는 사람들이 비욘세의 메시지에 동조했다”고 전했다. 주 92시간 노동이 가능한 방안을 구상 중인 한국의 윤석열 정부도 들어야할 노래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뉴스 큐레이터는 <한겨레21>의 기자들이 이주의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뉴스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