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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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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다리에 얼음 발찌 두루미의 ‘긴 겨울밤’

등록 2019-01-26 08:16 수정 2020-05-02 22:17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임진강과 한탄No강.1 2여4울8은 천적을 피할 수 있어 두루미들이 좋아하는 잠자리다. 두루미와 재두루미 무리가 임진강 여울에 발을 담그고 잠든 1월22일 새벽, 여명에 강물이 붉게 물들었다.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임진강과 한탄No강.1 2여4울8은 천적을 피할 수 있어 두루미들이 좋아하는 잠자리다. 두루미와 재두루미 무리가 임진강 여울에 발을 담그고 잠든 1월22일 새벽, 여명에 강물이 붉게 물들었다.

물이 얕고 물살이 세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여울은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잠자리다. 천적인 삵을 피해 여울로 날아든 새들은 발목에서 무릎 정도 깊이 강물에 발을 담근다. 잠을 잘 땐 외다리로 선 채로 머리는 날개 밑에 파묻는다. 밤새 꼼짝도 하지 않는다. 물에 들어가 추위를 견디고 있으면 다음날 새벽 두루미 다리에 강물이 얼어 반지처럼 얼음 고리가 생기기도 한다. 비슷한 시각 강원도 철원의 한 저수지. 꽁꽁 언 저수지 한가운데 새들이 잠을 잔다. 사방이 넓게 트여 침입자의 접근을 한눈에 알 수 있어 안전하게 긴 겨울밤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밤이면 3천 마리 넘는 새들이 날아든다. 외다리로 서거나 찬 얼음에 그대로 배를 깔고 잠을 잔다. 밤새 시끄러운 기러기·쇠기러기 무리와 이를 노리는 흰꼬리수리도 저수지 얼음 위에서 함께 밤을 새우는 이웃이다. 날이 따뜻해지면 고향(시베리아, 중국 북부, 몽골 등)으로 돌아갈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겨울나기가 한창이다.

강원도 철원에서 겨울을 나는 재두루미 무리 위로 함께 밤을 새운 어린 흰꼬리수리가 날아가고 있다.

강원도 철원에서 겨울을 나는 재두루미 무리 위로 함께 밤을 새운 어린 흰꼬리수리가 날아가고 있다.

강물에 외다리로 선 두루미와 재두루미 다리에 밤새 얼음 발찌가 채워졌다.

강물에 외다리로 선 두루미와 재두루미 다리에 밤새 얼음 발찌가 채워졌다.

다리에 얼음 발찌를 매단 채 잠자리를 차고 날아오른 재두루미.

다리에 얼음 발찌를 매단 채 잠자리를 차고 날아오른 재두루미.

임진강 여울 한가운데 만들어진 자갈섬에서 쉬는 두루미와 재두루미 무리.

임진강 여울 한가운데 만들어진 자갈섬에서 쉬는 두루미와 재두루미 무리.

산 너머로 해가 떠오르자 잠에서 깬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무리를 지어 날아가고 있다. 밤새 수증기가 그대로 얼어붙어 강변 나뭇가지에 상고대가 화려하게 피었다.

산 너머로 해가 떠오르자 잠에서 깬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무리를 지어 날아가고 있다. 밤새 수증기가 그대로 얼어붙어 강변 나뭇가지에 상고대가 화려하게 피었다.

연천·철원=사진·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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