뭍으론 닿을 수 없는 한탄강 비경을 카약을 타면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다. 4㎞ 물길을 저어 가, 50만 년 전 자연이 빚은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의 태곳적 신비를 만난다. 공룡이 살던 약 7천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화산활동으로 생겨난 60m 높이의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좌상바위를 출발해 이제껏 가까이서 볼 수 없었던 원시 비경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카약에 오르면 한두 차례 급류가 있지만 대체로 물살이 잔잔해 평화롭다. 협곡 위 평평한 들판과 마을, 강가에 자리잡은 수직의 바위 절벽이 손에 잡힐 듯 스쳐 지나간다.
한탄강의 지질학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카약 탐방 프로그램은 지역 청년들이 주도한다. 5년 전 다섯 청년이 참여해 만든 수상레저 스포츠 협동조합 ‘와썹’(What’s up)이 그들이다. 이들은 카약을 탄 관광객에게 지리적 해설에 덧붙여 토박이만이 아는 구수한 동네 이야기도 들려줄 계획이다.
어려움도 있다. 한탄강 어업권을 가진 지역 어민들이 카약 탐방 프로그램을 반대하는 까닭이다. ‘와썹’은 연천군 등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어민들과 협의하며 상생 방안을 도모하는 중이다. 2021년 공식 탐방 프로그램 시작을 꿈꾸며 지역 청년들은 오색 단풍 속에 힘차게 패들을 젓는다.
연천=사진·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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