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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날개를 펼치고

‘우리에겐 날개가 있다’ 개회식으로 시작한 2020 도쿄패럴림픽

제1379호
등록 : 2021-09-03 19:47 수정 : 2021-09-0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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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패럴림픽’에 참가한 중국의 류다오민이 2021년 8월26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여자 200m 개인혼영 경기에서 접영을 하며 장애가 있는 두 팔을 힘차게 뻗고 있다. 머리 주변으로 왕관 모양의 물방울이 튀어올랐다.

전세계 161개 나라와 난민팀까지 역대 가장 많은 선수 4403명이 참가한 ‘2020 도쿄패럴림픽’이 2021년 8월24일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 저녁 ‘우리에겐 날개가 있다’란 주제로 개회식이 펼쳐졌다. 22개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은 ‘날개가 있음’을 증명하려는 듯 물속에서, 육상 트랙에서, 벨로드롬(주로를 비탈지게 만든 사이클 전용 경기장)에서 힘차게 날아올랐다. 14개 종목에 159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우리나라 선수들도 9월5일 폐막까지 539개 메달을 놓고 뜨거운 경쟁을 벌인다.

1960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처음 열린 여름 패럴림픽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부터 올림픽 개최 도시에서 열리고 있다. 장애 종류와 정도에 따라 세부 종목이 나뉘기 때문에 올림픽보다 200개가량 종목이 더 많다. 남자 육상 100m에만 금메달 16개가 걸렸다. 시각장애, 지적장애, 뇌성마비, 절단장애, 척수장애 등 장애 종류로 나뉘고 다시 장애 정도에 따라 세분된다. 절단장애 선수들은 의수·의족 등 기구의 도움을 받고, 시각장애 선수들은 유도자와 함께 달리기도 한다. 비장애 선수보다 더 높은 숙련도를 요구받는 일이 많아, 더 오랜 기간 아픔을 딛고 훈련해 이곳에 이르렀다.

16회째를 맞은 도쿄패럴림픽은 대회 도중 참가 나라와 출전 선수가 늘어나는 이변도 낳았다. 미군 철수 뒤 탈레반 재집권으로 혼돈을 겪는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두 선수가 뒤늦게 도쿄에 도착했다. 그중 한 명인 호사인 라소울리(26)는 애초 육상 100m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두바이와 프랑스 파리를 거쳐 천신만고 끝에 도쿄에 이른 8월29일 밤에는 이 종목이 끝난 뒤였다. 탄광 폭발 사고로 왼쪽 손을 잃은 라소울리는 대신 31일 열린 남자 멀리뛰기(T47) 결선에 출전했다. 4.46m를 뛰어 출전 선수 13명 중 13위를 했다. 하지만 한 팔로 균형을 잡고 날아오른 그의 모습은, 대회 참가를 향한 그의 열정과 함께 더욱 진한 감동으로 남았다.

8월31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육상 1500m(T54) 결승에 출전한 스위스의 마누엘라 셰어(맨 오른쪽)와 참가 선수들이 휠체어 바퀴에서 튕기는 빗방울을 뚫고 질주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대표로 출전한 호사인 라소울리가 8월31일 남자 멀리뛰기 결선에 진출해 혼신의 힘을 다해 도약하고 있다.

최광근이 8월29일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남자 유도 +100㎏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쿠바의 요르다니 페르난데스 사스트레를 메쳐 한판승을 거두고 있다.

이집트의 이브라힘 엘후세이니 하마드투가 8월25일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남자 단식 6등급 E그룹 경기에서 우리나라 박홍규의 공격을 받아내고 있다. 하마드투는 10살 때 기차 사고로 두 팔을 잃었다.

루마니아의 에두아르드 미하이타 모에스쿠가 8월26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벨로드롬에서 열린 남자 2등급 3천m 개인추발 경기에서 한 발로 페달을 구르며 역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아르템 만코(오른쪽)와 중국의 리하오가 8월25일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휠체어 펜싱 사브르 남자 개인전에서 겨루고 있다.

역대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13개 등 23개의 메달을 따낸 미국의 제시카 롱이 8월27일 여자 배영(S8) 100m 경기를 마친 뒤 의족을 옆에 둔 채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 AP·AFP·REUTERS·연합뉴스·사진공동취재단

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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